사회사연구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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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와 공간 | 김백영 지음 | 2009/08/31


2009년08월31일
신국판, 549 쪽, 양장
ISBN :
30,000 원
 
책 소개

일본 아래에 있었던 우리의 식민지 근대의 문제와, 동아시아 제국주의의 수수께끼를 '도시와 도시 간 네트워크'라는 키워드로 풀어냈다. 식민지 시기 한국의 도시 사회에 대하여 보다 개념화, 이론화된 역사적 접근을 보여주는 책.

이 책은 일제와 다른 서양 제국주의 열강들의 식민지 도시에 대하여 선행 연구하고, 일본 아래에 있던 다른 식민지 도시들에 대해서도 비교하였다. 이처럼 '적절한 거리두기'에 입각하여 일본 식민통치의 일반성과 특수성, 한국의 식민지적 경험의 독특성을 규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개항기 서양인 여행자들의 눈에 비친 서울을 통해 오리엔탈리즘에 대하여 다루고, 식민지의 도시 문화에 관해서도 조명하는 등 '도시'를 통하여 식민지도시 경성과 일본을 분석한다.

[머리말]

식민지 시기는 여전히 우리에게 대상과 관심과 시각에 따라 무수히 다른 질문과 해답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특권적 역사 해석자로서의 ‘내셔널 히스토리national history’의 한계가 점점 더 분명해지는 오늘날, 우리에게 식민지 시기는 학계의 ‘뜨거운 감자’를 넘어서 새로운 역사 인식을 담금질하는 대안적 패러다임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이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사회사연구총서’로 출간된 『지배와 공간?식민지도시 경성과 제국 일본』의 저자 김백영(광운대 교양학부 교수)은 현시점에서 우리가 식민지 시기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당시를 사후 형성된 현대 국민국가와의 시간적 연속성 속에서 접근하기보다는, 과거 실존했던 ‘식민지 제국’의 지리적 판도라는 공간적 연속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대한 폭넓은 비교사적 시각을 도입함으로써 왕조 수도 ‘한양’이 식민지도시 ‘경성’으로, 다시 ‘대경성’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의 역동성을 다각도로 추적하고 심층적으로 해부한다. ‘세계사적 근대’의 관점에서 일제 시기 서울의 역사적 경험을 거시?미시, 통시?공시 교차분석을 통해 파헤치고 있는 이 책은, 단순한 한 편의 도시사 연구를 넘어서 글로벌 메트로폴리스의 식민지적 기원을 캐묻는 문명사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고 있다(문학과지성사 刊, 2009).

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
식민지도시 ‘경성’이 경험한 ‘식민지 근대’를 통해 우리 사회에 남겨진 식민지 유산에 대한 미시-거시 교차 분석을 시도하는 이 책에서, 저자 김백영은 그동안 우리 학계에서 행해진 기존의 연구방식과는 다른 질문을 제기하고 다른 해답을 찾아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도시와 공간에 대한 일반론,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한 비교론, 한일 양국 학계를 비롯해 최근 해외 학계의 성과를 아우르는 동아시아 근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역사관 등 세 가지 차원의 이론적 혁신을 젊은 학자다운 패기와 통찰력 있는 시각, 그리고 수많은 사료를 바탕으로 이 책에서 시도한다.
사실 일제의 강압에 짓눌린 식민지 경험, 절체절명의 국가 부재의 현실 속에서 우리 민족 구성원 대다수가 경험했던 ‘국망(國亡)’의 수모에 대한 비참한 집합 기억은 부인할 여지없는 뼈아픈 역사적 사실의 산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민족사적 트라우마가 20세기 후반 분단 체제와 냉전 시대의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와 결합되면서 민족과 국가에 대한 지나친 신성화를 초래했다”는 점. 저자는 말한다. “무자비한 무단통치와 교활한 문화정치, 황민화(皇民化)와 민족말살정책으로 이어지는 일제 식민통치, 그리고 그에 맞선 국내외 항일 독립운동의 굵직한 영웅적 실천들만이 수난기 민족사적 사실로서 정식화되는 과정에서, 당시 암흑 같던 식민지 사회의 밑바닥에서 꿈틀거리며 설익은 근대 문명을 체화하고 있던 사회적 주체들의 다양성과 역동성은 충분한 역사적 조명을 받지 못했다. 우리에게 식민지 시기는 유관순과 윤봉길의 투쟁사이자, 이광수와 염상섭의 번민의 시기였고, 최승희와 나혜석의 파란만장한 삶의 경연장으로는 서술되었지만, 대다수 보통 사람들의 삶은 무채색 배경 화면으로 처리되었을 뿐”이라고.
그렇다면 친일과 반일이라는 이분법적 흑백논리로는 잘 포착되지 않는 대중들의 일상생활, ‘국민주권’이나 ‘시민권’은 부재했지만 실질적으로 ‘근대’를 학습하고 ‘민족’을 형성했던 식민지 주체들의 삶의 공간, 그 광범위한 ‘회색 지대’의 실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도시의 근대, 근대의 공간?식민지도시 경성의 공간사회학
이렇듯 저자가 식민지 시기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까닭은 식민지 시기에 대한 성찰이 다름 아닌 우리 사회의 ‘근대’에 대한 성찰과 쌍생아라는 점에서 필연적이며, 따라서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지나치게 근대화론 패러다임에 치우친 주류 역사학과 사회과학의 공통된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이론적 시각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식민지 도시 공간, 즉 ‘경성’ 문제에 주목한 것은 “근대 도시는 소비의 황홀경이자 빈부격차의 전시장으로서,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빛과 그림자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공존하는 공간”이며, 더욱이 “식민지도시는 ‘문명세계’와 ‘암흑세계’라는 비동시대성이 공존하는 이중도시로서, 이러한 근대성의 모순이 그 식민지적 판본에 있어서 얼마나 더 노골적으로 권력과 지배의 속성을 드러내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
이를 위해 저자는 자신의 이름으로 내놓는 첫 저작이기도 한 이 두툼한 책에서 지난 세기 우리 사회가 경험한 식민지 시대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식민지 사회를 전 지구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거시적인 망원경적 통찰력과, 그 사회의 내적 역동성과 문화적 복합성을 내밀하게 파헤치는 미시적인 현미경적 시선을 조화롭게 결합시킨다. 우리가 제국주의의 탐욕과 식민주의의 폭압에 대한 단순한 도덕적 비난의 차원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바로 우리가 경험한 식민통치가 어떤 성격의 것이었는지, 즉 어떤 식민주의가 어떤 식민지배를 통해 어떤 식민지성을 우리 사회에 배태시켰는지를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 한국의 탄생 비화에 내장된,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 그것은 근대의 첫 출발을 식민지와 제국이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악연의 실타래로 얽히고설킨 한국과 일본 두 국민국가의 역사에 가로놓인 ‘일국사’라는 인식론적 장벽을 넘어설 때만 포착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저자는 ‘식민지 근대’의 이론적 궁지와 동아시아의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돌파구로서 도시와 도시 간 네트워크의 문제에 천착했다.
특히 20세기를 통과하며 맹목적인 ‘근대화’ 슬로건의 유효 시효가 만료된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식민지 근대’에 대한 성찰의 필요는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 “우리 고유의 도시와 공간의 언어를 대부분 상실해버린 현시점에서, 이미 박제화되어 생명을 잃어버린 ‘전통’에 호소해 모더니티의 폭력성을 비판하는 전략은 충분한 호소력을 얻기 어려”우며, “중요한 것은 이전 세기 모더니즘의 과학주의와 발전주의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둔 ‘개발’과 ‘발전’ 가치의 전횡 아래 억눌려온 일상적 삶의 다른 가치들을 발굴하고 실현시키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식민지도시 경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공간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궁극적인 힘은 대중의 공간적 실천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모두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제Ⅰ부 ‘제국과 도시’는 비교사적 관점에서 분석한 이론적?역사적 우회의 기록이다. 제1장에서는 기존의 식민지도시 연구 경향을 분석했으며, 제2장에서는 식민지도시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제기되는 주요 연구 문제를 입지와 기능, 지배권력과 공간 생산, 일상생활과 도시 경험의 세 측면으로 나누어 정리했다. 제3장에서는 천황제 제국 일본에 의해 타이완, 조선, 만주 등시에 건설된 ‘일본형 식민지도시’의 독특성을 1930년대 이전과 이후의 두 시기로 나누어 정리했다.
제Ⅱ부 ‘한양에서 경성으로’는 서울의 식민도시화 전기에 해당하는 왕조 수도 한양에서 식민지도시 경성으로의 전환 과정을 다룬다. 제4장은 당시 조선을 바라본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적 시선과 담론을 분석하며, 제5장은 러일전쟁기 군사적 강점 과정에서 한성부 공간이 어떻게 경성부로 변용되어 역사 도시와 군사기지가 병립하는 기형적인 표주박형 이중도시가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분석한다. 제6장은 경복궁의 조선총독부 신청사와 남산의 조선신궁으로 대표되는 기념비적 상징 건축물의 조영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일제의 식민지 행정 수도 건설의 마스터플랜과 그 실현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통념적인 일제 풍수단맥설의 허와 실을 파헤친다.
제Ⅲ부 ‘경성에서 대경성으로’는 서울의 식민도시화 후기에 해당하는 경성의 대도시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담고 있다. 제7장은 1920년대 ‘대경성 계획’을 둘러싸고 총독부와 경성부, 그리고 재경성 일본인 세력과 조선인 세력이 어떻게 상호 작용했는지를 분석하며 제8장에서는 일제의 식민지 위생전략을 수세적 격리와 공격적 개선 사이의 선택과 동요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제9에서는 1930년대 경성의 소비문화를 주도한 백화점을 중심으로 제국의 스펙터클 효과와 식민지 대중의 근대 도시 경험을 분석한다. 또한 책 중간에 많은 도판과 도표를 삽입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 및 역자소개

김백영
「일제하 서울에서의 식민권력의 지배전략과 도시공간의 정치학」(2005)으로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근대 도시공간의 형성과 관련하여 사회, 역사, 지리, 건축, 도시계획 등의 학문적 영역을 가로지르는 다학제적 연구를 진행했다.2008년 현재 광운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근대성의 경계를 넘어서>(공저), <식민지의 일상, 지배와 균열>(공저), <지식의 통섭 - 학문의 경계를 넘다>(공저) 등이 있다.

목차

'사회사연구총서’를 간행하면서
책머리에


서론 문제로서의 식민지도시
1. 지금 우리에게 ‘식민지 시기’란 무엇인가
2. 도시의 근대, 근대의 공간
3. 식민지도시의 공간사회학
4. 경성의 도시사 시기 구분


제I부 제국과 도시

제1장 네트워크로서의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식민지도시론의 역사적 전개
1. 식민지도시 연구: 사례와 일반화
2. 근대화론적 접근: 제3세계 도시의 발전론적 유형화
3. 세계체계론적 접근: 부등가교환론에서 문화변용론까지
4. 탈근대론적 접근: 근대 권력에 대한 급진적 비판
5. 이론적 통찰과 비교사적 거리두기

제2장 식민지도시 비교연구의 과제와 쟁점: 공간사회학적 문제 설정
1. 입지와 기능: 제국과 식민지의 공간적 연계
2. 권력과 공간: 건축?도시계획?의례를 통한 이중도시의 연출
3. 공간과 일상: 인종?위생?통제 담론을 둘러싼 지배와 저항
4. 식민지도시 연구의 새로운 지평

제3장 천황제 제국의 팽창과 일본적 근대의 기획: 일본형 식민지도시의 구조와 동학
1. 제국 일본의 식민지도시를 어떻게 볼 것인가?
2. 입지, 기능, 인구: 비교 식민지도시사적 접근
3. 지배와 공간: 일제 식민지도시의 공간적 특성
4. 제국의 변환: 만주의 식민화와 ‘일본적 제국’의 실험
5. 이념과 현실의 간극: 천황제 제국의 팽창과 파국


제II부 한양에서 경성으로

제4장 왕도 최후의 초상: 개항기 서양인 여행자들의 눈에 비친 서울
1. 서양인들의 시선에 포착된 왕도 서울의 초상
2. 자연환경과 물질문명
3. 주체와 인간
4. 관습과 제도
5. 세 가지 혼재하는 서사양식: 기행문, 민족지, 입문서
6. 발견된 서울과 재현된 서울: ‘문화적 차이’와 ‘문명적 결여’의 담론 사이에서

제5장 역사 도시와 군사기지의 병립: 러일전쟁과 표주박형 이중도시의 탄생
1. 한양에서 경성으로
2. 전통적 공간 질서의 관성과 저항
3. 대한제국의 황성(皇城) 만들기 사업의 전략과 성과
4. 통감정치에서 총독정치로: 양대 식민화 노선의 각축과 그 공간적 결과
5. 조약과 강점의 이율배반: 표주박형 이중도시의 탄생

제6장 식민지 행정 수도 건설의 마스터플랜: 상징 경관과 도시 공간의 재편
1. 조선신궁 진좌제와 광화문통 관병식
2. 일제 풍수단맥설의 허구와 진실
3. 원형의 이식과 전통의 파괴
4. 기념비적 상징 건축의 건설전략: 지배 권력과 시각 효과
5. 식민지배와 공간 정치: 선택과 배제의 논리
6. 식민지 수도 도시 공간의 기능적 분화


제III부 경성에서 대경성으로

제7장 식민지 도시계획의 정치사회학: ‘대경성(大京城) 계획’을 둘러싼 식민권력의 균열과 갈등
1. 식민권력과 도시계획
2. 1920년대 ‘경성도시계획연구회’와 도시계획 운동의 양면성
3. 1920년대 전반: ‘대경성’ 개발의 방향을 둘러싼 논란
4. 1920년대 후반: ‘대경성’ 개발의 재원 확보를 둘러싼 논란
5. ‘대경성’의 이상과 현실

제8장 ‘청결’의 제국(帝國), ‘불결’의 고도(古都): 식민지 위생 담론과 상하수도의 공간 정치
1. 근대 식민주의와 ‘위생 신드롬’
2. 제국의 위생전략과 식민지도시 위생 문제
3. 상하수도 문제를 둘러싼 식민권력의 공간 정치
4. ‘차별의 경제학’에서 ‘동원의 정치학’으로

제9장 제국의 스펙터클 효과와 식민지 대중의 도시 경험: 백화점과 소비문화를 중심으로
1. ‘판옵티콘’에서 ‘스펙터클’로
2. 새로운 도시 문화의 출현과 정착: 야시(夜市)와 나들이 문화
3. 식민지 도시 공간의 자본주의화
4. 제국의 스펙터클화와 식민지 도시 공간의 차별적 균질화
5. 분할된 공간, 균열된 정체성
6. 전시되는 제국, 구경하는 군중


결론 공간의 역사, 장소의 기억
1. 공간의 파괴와 복원, 기억의 말소와 재생
2. 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
3. ‘문제사’로서의 식민지도시 연구
4. ‘근대’ 도시에서 ‘식민지’ 도시로
5. 지배의 공간에서 해방의 공간으로

그림 출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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